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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번역/단편

[레딧공포번역글]실종된 엄마를 내가 찾은 것 같아.

by 김B죽 2020.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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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라고!"

 

샬롯은 말레나의 얼굴에 파리가 날리는 개똥을 들이대면서 말했어.

 

"감사한 줄 알고 쳐먹어. 우리아빠가 니네아빠 무료급식소에서 봤대.

 너도 배고프겠네 안그래?"

 

샬롯의 등 뒤에서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지.

그야말로 지옥에서 온 양갈래, 포니테일, 단발 무리들.

 

"제발 그만해!"

 

말레나는 거의 울고있었어.

 

"나 좀 그만 괴롭혀 제발!"

 

말레나의 갈색 머리카락이 샬롯이 내민 개똥에 닿기시작할때쯤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만해 샬롯!

 말레나 좀 내버려둬 아니면 선생님한테 말할거야."

 

내가 소리치자 샬롯은 천천히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오 이게누구야? 오줌싸개 카를로스아니야?"

 

"오줌지릴 바지가 아직도 남았니?"

 

샬롯의 패거리가 샬롯의 말에 맞춰 한마디씩 거들었어.

 

"그거 3년전 얘기잖아. 오래된 일이라고 샬롯."

 

"우리아빠가 니네아빠 얘기도 했는데 궁금해?"

 

샬롯이 내쪽으로 걸어오자 샬롯의 금발양갈래가 흔들흔들거렸어.

 

"아빠가 그랬는데 니네엄마는 도망간게 아니라 니네아빠가 죽인거래!"

 

"그만해! 거짓말하지마!"

 

난 뒷걸음질 쳤고,

 

"니네엄마가 너무 헤프게굴어서 니네아빠가 돌아버린거래.

 아빠가 그랬는데 니네아빠가 친아빠도 아닐지도 모른다고했어!"

 

샬롯이 더 가까이 다가오자 나는 뒷걸음질치다 말레나에게 걸려넘어져

아스팔트의 개똥위로 머리부터 부딪혔어.

 

샬롯무리의 웃음소리가 터져나왔지. 이번엔 새로운 목소리도 함께였어.

말레나의 목소리 말이야.

 

"으! 오줌싸개인줄은 알았는데, 똥쟁이인줄은 몰랐네 아하하하하"

 

샬롯이 깔깔대며 말하자 패거리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졌지.

 

갑작스럽게 울린 학교종소리에 패거리는 흩어져 학교건물로 향했고,

나는 혼자남아 상처를 살펴보았어.

 

내가 처음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을때 나는 뇌진탕의 충격으로

여전히 귀가 웅웅대고 있었어.

 

"그 애를 나한테 데려오렴."

 

여자의 낮고 깊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50야드정도 떨어진

학교운동장 끝에 있는 터널에서 나고 있었는데 정말로 소름끼쳤어.

 

나는 여자를 확인하려고 터널로 다가갔어.

 

여자는 굉장히 야위어서 약한 돌풍만 휙 불어도 날려갈 것 처럼 보였고,

그녀의 회색피부는 당장이라도 떨어져나갈 것 처럼 늘어져있었어.

오른손을 흔들어 내게 다가오라는 듯이 손짓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들려왔어.

 

"그 애를 나한테 데려오렴."

 

난 도망치고 싶었지만 마치 발이 땅에 붙은 것처럼 다리가 안 움직였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녀가 뭔가 말하려는 순간

바짓가랑이가 젖는 걸 느낄 수 있었지.

 

"카를로스!"

 

하지만 그 순간 선생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순간적으로 나를 깨웠어.

 

"쉬는시간 끝난지 오랜데 여기서 뭐하고있니?

 세상에나, 너 또 오줌싼거니? 너희 아버지한테 전화 좀 해야겠다."

 

반 애들은 창가에서 마치 내가 앵콜공연이라도 한 마냥

박수까지 쳐가며 웃고있었어.

 

 

"대체 언제까지 이럴거냐?"

 

아빠는 길가에서 눈을 떼지않고 말했어.

 

"아빠, 제가 일부러 그런게아니라 뭔가 봤.."

 

"그래 일부러 그러진 않겠지.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건데?

 내년이면 너도 중학생이야."

 

"알아요 아빠. 하지만 제가 진짜로.."

 

"바지에 일부러 오줌을 지리는 사람은 없다. 화장실에 더 자주가란말이야.

 안가고싶어도 가 그냥. 알겠냐?"

 

"아빠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제가.."

 

"알겠냐고."

 

"네 알겠어요 아빠."

 

우리가 함께 집으로 돌아왔을때는 아직 이른 오후였고

아빠는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했기 때문에 난 집에 홀로 남아있었지.

 

난 샤워를 하고 자전거에 올라 터널로 향했어.

터널에서 본 여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안의 무언가가

다시 돌아가서 그 여자를 한번 더 보길 원하고 있었거든.

 

 

나는 자전거를 학교 맞은편, 터널 옆 공터에 세워뒀어.

그저 나무 몇그루가 서 있고 텅 빈 공터는 자동차에 물풍선을

던지고 있는 10대들 몇명외에는 아무도 없었어.

 

"저기요?"

 

나는 10야드쯤 떨어져서 터널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소리쳤지.

 

"누구 계신가요?"

 

그러자 어두운색의 뼈만남은 형체가 터널안에서

좌우로 흔들거리며 기어왔어.

여자의 앙상한 회색 팔꿈치는 벽을 향해 뻗어있었고,

무릎은 뻣뻣하게 고정되어서 기형적인 삼각형처럼 보였어.

여자는 낄낄거리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꿈틀대며 다가오고 있었지.

 

나는 갑자기 오싹해지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끼고는

뒤로 돌아서 터널을 빠져나가려고했어.

 

그러자 그녀는 이걸 눈치챈건지 빠르게 움직이면서 그녀의 갈라지고

썩어가는 입술을 핥는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어.

 

난 달리기 시작했지만 곧바로 붙잡혀 제압당했어.

 

"니네 엄마라도 찾고있냐?"

 

빨간셔츠를 입은 10대였어.

 

"여기서 나가야돼, 잡히기전에 빨리!"

 

나는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고했지만,

 

"지금 그걸 협박이라고 하는거냐 멍청아?

 내 여동생이 너랑 같은반인데 맨날 오줌지린다고 그러더라."

 

빨간셔츠는 좀 더 세게 나를 눌러 제압했고

빨간셔츠의 쫄따구가 킥킥대는 것과 동시에 여자가 또 말을 걸어왔어.

 

"그 애들을 나한테 데려오렴."

 

여자는 마치 숨을 들이쉬는듯한 소리를 내면서 말했어.

 

"제발! 저 여자 말 안들려? 여기서 나가야돼!"

 

"바지에 지리기 직전인 오줌싸개 목소리밖에 안들리는데?"

 

나는 한번 더 일어섰지만 곧바로 명치에 주먹이 날아들었어.

 

빨간셔츠가 내 자전거를 타고 도망치는 동안 나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쫄따구가 던진 물풍선은 내 가랑이에 적중했지.

 

내가 다시 터널 안을 들여다봤을떄 여자는 이미 사라져 있었지만

터널 안 깊은곳 어딘가에서 희미하게 그르렁대는 소리가 들렸어.

 

나는 벌떡 일어나 집으로 향했고 자전거 없이 돌아가는 길은 올때보다 더 오래걸렸어.

 

 

내가 집에 도착했을때 아빠의 차가 집앞을 지키고 서있었는데

아빠는 내가 현관 계단에 오르기도 전에 문을 열고 나와 소리쳤어.

 

"대체 어딜 쏘다닌거냐 카를로스? 오늘이 무슨 노는날이라도 되는줄알아?

 니 맘대로 그냥 막 싸돌아다녀도 되는줄 아냐고!"

 

"아빠 죄송해요. 하지만 꼭 말씀드려야 할게.."

 

"세상에, 너 또 바지에 지린거냐? 하루에 두번이나?"

 

"아니에요! 누가 물풍선을 저한테 던졌어요 그리고.."

 

"물풍선? 학교도 안가고 물풍선이나 던지고 놀아도 된다고 누가 그랬냐?

 니 방으로 가!"

 

"아빠, 제가 어떤 ㅇ.."

 

"당장!"

 

나는 내 방으로 가서 침대안으로 기어들어갔어.

 

그날 밤은 밤새 뒤척였는데, 마루바닥의 삐걱거리는 소리와

창 밖에서 울리는 바람소리 하나하나에 내 심장이 마구 뛰었거든.

 

졸음이 한계까지 쏟아진 후에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어.

 

 

다음날 나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이 내 등뒤에서 속삭이고 낄낄대는 소리에

모퉁이를 돌때마다 움찔움찔 할 수 밖에 없었어.

 

하교종이 울릴때는 어깨를 누르던 짐이 사라진 것만 같은 기분이었지.

 

내가 학교밖으로 나가 집으로 향하는 먼 길에 오르려는 순간 말레나가 내게 다가왔어.

 

"안녕 카를로스, 저번에 너 비웃어서 미안해. 나는 그냥 애들이랑 어울리려고 그랬어."

 

말레나는 운동장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

 

"어..음, 괜찮..아"

 

나는 별 생각없이 그녀를 따라 걸었어.

 

"있잖아, 샬롯은 알고보면 그렇게 나쁜애는 아니야. 그냥 장난치는걸 좋아하는거지."

 

그렇게 말하며 말레나는 빠르게 걷기 시작했어.

 

"음, 샬롯은 좀 그래. 2학년때부터 나를 계속 괴롭혔거든."

 

나는 말레나를 따라서 빠르게 걸어야만했지.

 

"뭐, 어쨌거나. 그때 날 감싸줘서 고맙다고 말하고싶었어."

 

말레나는 갑자기 멈춰서 나를 쳐다봤어.

그러고는 천천히 그녀의 얼굴이 나를 향해 다가왔고,

내 심장은 가슴을 뚫고 나올 것 처럼 마구 뛰기 시작했어.

 

말레나의 얼굴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을때 말레나는 눈을 감았어.

천천히 몸을 젖히고 내 눈을 감았지.

 

입술이 거의 닿으려는 순간에,

 

"우웩!"

 

샬롯의 목소리가 마치 총알처럼 공기를 뚫고 터져나왔어.

 

"거봐 내말맞지! 오줌싸개가 너한테 반했다고 했잖아!"

 

샬롯은 웃고있었고 말레나도 물러나며 입가를 가리고는 웃고있었어.

 

눈을 뜬 나는 우리가 터널의 바로 앞까지 와있다는 걸 알아차렸어.

 

"너 얘가 진짜로 너한테 키스할 줄 알았지? 이 개똥이나 먹어!"

 

샬롯이 웃으며 맨손으로 축축한 무언가를 들고 다가오며 소리치자

말레나와 다른 여자아이가 양쪽에서 나를 붙잡아 도망치지 못하게 했어.

 

"그 애들을 나한테 데려오렴."

 

그 목소리는 어느때보다도 더 강하게 들려왔고,

나는 이번엔 망설이지 않았어.

 

나는 머리를 휘둘러서 말레나의 코를 세게 쳐버렸어.

그리고는 샬롯의 손을 그녀의 얼굴로 밀어버렸는데,

그러자 샬롯이 소리쳤어.

 

"으으으으으!! 저 자식 잡아!!"

 

난 터널로 뛰어들어갔고 여자애들은 지근거리에서 나를 뒤쫓았어.

나는 발이 빠른 편이 아니라 금방 잡힐게 뻔했지만

다행히 터널은 별로 길지 않았지.

 

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뒤쫓아오는 여자애들은 

나보다 훨씬 빨랐어.

 

바짝 뒤쫓아 온 것을 느낄 수 있었어.

 

폐가 터질 것만 같은 와중에

여자애들 중 한명이 내 셔츠 뒷자락을 잡으려는게 느껴질때

내가 거의 터널을 빠져나오려던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미는 바람에 나는 얼굴부터 바닥으로 쳐박힐뻔 했고

본능적으로 몸을 말아서 얼굴을 감쌌어.

그리고 맞을 준비를 하며 몸을 웅크렸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내가 눈을 떴을때 나는 터널 출구에서 몇피트 떨어진 곳에 누워있었어.

일어서서 터널 안을 바라보았지만 터널 안은 비어있었지.

샬롯도, 말레나도, 회색 여자도 아무도 없었어.

 

 

여자애들이 실종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나였기 때문에

경찰들이 나에게 질문을 하기위해 몇번이나 불러냈어.

 

나는 그들에게 우리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고 했어.

여자애들이 숨고있었고, 나는 찾고있었다고 말이야.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여자애들을 본 곳이 터널이라고 말했어.

 

학교를 폐쇄하고 터널을 샅샅히 뒤진 결과

한 구의 뼈를 발견했는데, 그건 우리 엄마의 뼈였어.

 

난 아직도 누가 엄마를 죽여서 거기 묻어놨는지 모르겠지만,

추측은 할 수 있어.

학교는 여름방학동안 부족한 학기를 보충하기 위해 열렸고

아빠가 나를 태워다 주기위해 터널을 지날때마다

깊고 낮은 목소리가 들려오거든.

 

"그를 나에게 데려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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