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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번역/단편

[레딧공포번역글]오래된 방법.

by 김B죽 2021.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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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코흘리개였던 네 다섯살즈음 난 한밤중에 잠에서 깨 도끼를 든 채 내 머리맡에 서있는 엄마를 발견하고는 했어. 맨 처음에 난 그게 엄마인 줄도 몰랐지. 왜냐면 흰자위만 보이는 눈동자와 그저 번득이는 도끼날만 보고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거든. 내 얼마나 놀랐을지는 굳이 말하지않아도 알겠지?

 

하지만 난 다시 곧장 잠들기위해 자리에 누워야만했어. 왜냐면 엄마가 나한테 그렇게 말하곤 했으니까.

 

"해리. 그냥 계속 자렴. 알겠니?"

 

뭐, 그녀는 내 엄마였고 당연히 난 엄마의 말을 들어야만 했으니 별 수 없이 다시 잠에 드는 수 밖에 없었어. 가끔씩 난 엄마가 그 도끼를 휘둘러 내 머리통을 반으로 쪼개는 끔찍하고 생생한 망할놈의 꿈을 꾸기도 했지.

 

어쨌거나 한동안 내 쌍둥이 형제인 헨리도 나처럼 잠에서 깨고는했는데 나와는 달리 소릴 지르고 짜증을 내고는 했어. 엄마는 꿈쩍도 하지않고 그저 가만히 서서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대고는 쉬잇하는 소릴 냈어. 헨리가 입을 닥칠때까지 말이야.

 

"헨리."

 

하고 엄마는 말했어.

 

"입닥치렴."

 

헨리의 눈에서 보였던 그 공포는 언제나 날 얼어붙게했지.

 

엄마가 헨리의 머리통을 완벽하게 반으로 쪼개놓은 그날 밤에 나는 심지어 깨지도 않았어. 마치 아기처럼 푹 잤었지. 생명이 완전히 빠져나간 헨리의 눈과 잠에서 깨어난 내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 말이야. 헨리의 머리는 침대위에 쪼개진채로 잇었어.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후로는 잘 기억이 나지않아. 음, 아니다. 사실 헨리의 깔끔하게 반으로 쪼개진 뇌 안쪽이 똑똑히 기억나. 나는 헨리의 피에 미끄러져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진 후 의식을 완전히 잃었어.

 

그 후로 한달동안 깨어나지 못했지. 코마 상태에 빠진거야. 뇌가 부었다나 뭐라나.

 

엄마는 당연히 붙잡혔어. 아마 지금도 어딘가 미친사람을 가두는 쓰레기같은곳에서 자기 오줌을 퍼마시거나 뭐 그런 미친 짓을 하고 있겠지. 난 깨어난 후 딱 한번 엄마와 대화한 적이 있었는데 그건 내가 태어나서 했던 대화 중 가장 이상한 대화였어.

 

"그건 오래된 방법이야."

 

엄마는 메마르고 갈라진 입술에서 침을 흘리며 중얼거렸어.

 

"하나가 둘이 되었을 때 세개로 만들어야만해. 그냥 감을 믿고 하나를 고르는거야."

 

"엿이나 먹어, 할망구야."

 

그게 내 마지막 작별인사였지.

 

그리고 당연히 난 그걸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 너를 얻기 전까지 말이야 퍼거스. 내 엄마가 했던것과는 다르게 나는 너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는거야. 왜 이딴 망할 일이 생기는지, 어떻게 되는건지도 전혀 모르겠어. 집안의 저주같은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건지도. 하지만 거기있는 그건 끝났어..니가 핀이라고 부르는 그거 말이야. 그건 니 형제가 아니야. 우리 아들은 너 하나뿐이야 퍼거스. 그게 어디서 온건지는 우리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빠."

 

퍼거스가 속삭였어.

 

"전 퍼거스가 아니에요. 전 핀이에요."

 

"그거 이상하네."

 

내가 말했어.

 

"나도 내가 어느쪽인지 항상 헷갈리곤 했는데."

 

"그럼 어떻게 확인해요? 어떻게 확신한거에요?"

 

"엄마가 말했던 것 처럼."

 

난 어깨를 으쓱하고 도끼를 들어올렸어.

 

"그냥 감을 믿고 하나를 고르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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