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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번역/단편

[레딧공포번역글]의자에 앉아서 자기를 바라봐 주면 5천 달러를 주겠다는 광고를 낸 남자가 있어.

by 김B죽 2020.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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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고에는 단 한시간 안에 끝나는 일을 해 주면 5천달러를 주겠다고 적혀있었어.

어떤 성적인 요소도 필요없다고 반복적으로 명시되어 있었고

단지 증인이 해주어야 할 일은 의자에 앉아 지켜보는 것이라고만 했지.

유일한 세부사항으로는 "경험"도중에 움직이거나 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있었는데

이는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자제심이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했어.

 

가난한 대학생인 나는 뭔가 일이 잘못되면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는 생각에

그 광고를 접한지 몇분만에 광고에 적힌 전화번호로 문자를 넣었지만

유선전화라서 전화를 해야한다는 답신을 받았어.

전화를 받은 사람과 가볍게 일이 어디서 진행될 건지와 내가 받게 될 보수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광고 내용과 동일하게 그는 어떠한 성적 접촉도 원하지 않는다고 계속해서 내게 고지했어.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에 관해서 문의했던 모양이야.

 

내가 그럴 필요없다고 했는데도 친구가 일을 하루 쉬기로하고

나를 태워서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어.

어느정도 위안이 됐던것은 그 집은 교외의 주택가에 위치해서 최소한 이 남자가

살인마같은거라면 내 공포에 찬 비명소리를 몇몇사람은 들을 수 있을거란 점이었지.

나는 이에 관해서 농담을 했지만 내 친구는 별로 안 웃겨 하더라고.

광고를 낸 남자는 내가 집에 들어갈 때 반드시 혼자여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친구는 차에서 기다리기로 했어.

친구말로는 그럴필요 없었다고하지만 만약 이 남자가 진짜 미친놈으로 판명된다면

친구에게 도움을 받는대신 500달러를 주기로 했는데, 친구도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난하거든.

 

난 차에서 나와 집 마당으로 들어섰는데 다른 집들과는 다르게 전혀 관리가 안 되어 있더라구.

잔디는 마구잡이로 자란데다 블럭사이로 풀이 엉망으로 튀어나와 있고말이야.

전화상으로 남자 목소리는 꽤 나이든 사람 같았었는데 나는 그래서 어딘가 몸이 좀 불편해서

마당을 돌볼 여력도 없나보다 싶었어. 그 편이 어떤 미친인간의 징후라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나았으니까.

 

나는 도착하면 곧바로 들어오라고 지시받았기 때문에 노크는 하지 않았어.

문은 잠겨있지 않았고 현관 입구에서 부엌으로 연결된 복도가 보였지.

현관에는 문이 하나 있었는데 나는 대충 옷장이나 지하실로 내려가는 문으로 생각했어.

부엌에서 좌측으로는 가구가 하나도 없이 단지 접이식 철제의자 두개와 식탁하나가 있는

널찍한 방이 있었고 현관이나 복도, 부엌 모두 비슷하게 텅 비어있어서 더 이상 얘기할만한건 없는것 같네.

커다란 방 안에 있던 의자 중 하나에는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난 단번에 그가 광고를 낸 사람이란걸 알 수 있었어. 

그에게 어딘가 익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그럴때 있잖아,

음..그냥 음산한 목소리가 보는것만으로 연상될때.

 

그는 고개를 끄덕이곤 손을 흔들었는데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

난 그의 반대편 의자에 앉았고 내 왼편의 식탁위에 상자가 놓여있었어.

박스의 위쪽이 투명해서 안에 있는 돈다발이 보였어. 박스의 몸통부분은 검은색으로

타이머가 달린 잠금장치같은 걸로 뚜껑을 닫아뒀더군.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열리는 상자요. 이제 당신이 여기 왔으니 시작해도 되겠군."

 

하고 남자는 장치를 눌러 작동시켰어.

 

"자,시간이 지나기 시작했으니 상자가 열린 후에 돈은 맘대로 가져가도 좋소.

 시간만 다 채워지면 당신은 아무말도 할 필요없고 챙길거 챙겨서 떠나면 된다오.

 이제부터 당신이 할 일은 그냥 나를 보는거요.

 눈은 깜빡여도 괜찮지만 말을 하거나 다른곳을 봐서는 안되오.

 조용히, 그리고 가만히 나를 지켜보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오."

 

그렇게 이 기묘한 지켜보기가 시작되었어.

처음 몇분간 그와 내가 서로 마주보는 것은 꽤 어색한 일이었지만,

시간이 약간 지나자 금새 익숙해졌지.

그의 얼굴은 뭐 굉장히 이상하거나 잘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얼굴이라서

쳐다보는게 힘든 것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은 아니었어.

그는 한 예순다섯정도는 되어보였는데 얼굴은 쳐지기 시작했고 얇은 머리칼은

희끗희끗했으며 파란 두 눈은 약간 사시였어. 시력도 좋지않아 보였고 말이야.

 

그가 계속해서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나는 슬슬 이게 막연한 어떤 성적취향의

한 종류가 아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단 말이지.

뭐 일종의 시선으로 흥분하는...그치만 내가 앞으로 설명해줄

말도 안되게 불편한 그 한시간동안 그에게서는

그 어떤종류의 성적 흥분도 나타나지 않았어.

 

10분정도 지나자 이 모든 일의 이상함이 배로 늘었어.

아래층에서부터 내 뒤쪽까지 소란스럽게 한무리의 사람이 올라오는 소릴 들었거든.

지하실에서부터 부엌 바로 앞까지 올라오는 소리를 말이야.

광고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것은 언급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보려는 순간

남자는 아무말도 하지않았지만 그의 눈은 마치 내게 계속해서 자신에게

집중해 줄 것을 애원하는 듯 보였어.

 

내 뒷편에서 떠드는 무리를 확인하고싶은 본능을 억누르면서

나는 그에게 내 시선을 고정했어.

이상한 점은 뒤에서 들리는 말소리와 심지어 각 목소리들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하는 말을 단 한마디도 이해할 수가 없었단거야.

그쯤해서 그들은 부엌안으로 이미 들어와 있었는데 

여전히 한 단어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어.

더 이상한 점은 뉘앙스나 언어 구조로 판단했을때

그들이 제대로 영어로 이야기하고 있었단 점이지.

 

남자의 눈에서는 내게 계속해서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무언의 압박만이 전해져 왔고,

내 머릿속에선 홀로 아무말이나 지껄이면서 내가 영어를

잊어버린게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었어.

타이머가 내 시야밖에 있어서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었지만

그 커다란 방 안에서 나는 약 40여분동안 내 바로뒤에서 들리는

알 수 없는 영어를 듣고 있었지.

 

아마도 열두명의 각기 다른 목소리가 있던 것 같은데

모두들 내가 20여년동안 말해왔던 언어의 알 수 없는 변형형태로

웃고 떠들고 있었지. 여자,남자,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내 뒤에서 떠드는데

단 한 순간도,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

난 두려움에 빠졌어. 그들이 지하실에서 나타나서 곧바로 내 뒤로 이동한건

정말이지 이상하잖아?

하지만 그보다도 내게 신경이상이나 뇌졸증이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 끔찍했어.

 

내 눈은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완전히 이 새로운 가능성에

정신이 팔려있었고, 가까스로 다시 남자에게 집중했을 때

나는 남자가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어.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는 그의 입술은 약간 떨리고 있었지.

반사적으로 그에게 뭔가 잘못된건지 물을 뻔 했지만,

미리 그와 한 약속 그리고 내가 말을 한 순간 내 뒷편 무리의 관심을

끌 수도 있다는 새로운 두려움이 나를 멈췄어.

말로 잘 표현하긴 어렵지만 내가 그들의 관심을 끌길 원치 않는건 확실했으니까.

 

그러자 새로운 공포가 나를 사로잡았어.

만약 이들이 계속해서 움직이다가 우리 주변으로 다가온다면?

시간이 계속지나면서 나는 이들을 보게 되는 것이 어떤 끔찍한 일을

불러올 거라는 확신이 점점 커져갔고,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지만

가까워지지는 않았지.

내 몸이 덜덜 떨려오기 시작하면서 심장이 요동쳤어.

호흡이 점점 가빠져오고 진정하려고 애를 썼지만...

내 뒤에 있던 그 무리에 대한 공포, 이것은 사실 지금도 정확히 표현할 단어를 찾을 수가 없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온 몸을 계속 떨다 낮은 신음소릴 내고 말았는데

아주 작은, 소리라고 할 수 조차 없이 그냥 공기의 흐름에 가까운 소리였지만

남자의 눈은 공포로 커졌고 내 뒤에서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리가 들렸어.

 

"오, 누군가 파티에 끼고싶은 모양인데?"

 

난 얼어붙었다. 내 심장조차 멈춰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

뒤편의 소음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말하는 사람이 확실히 줄어들었는데

아마 내가 몇몇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겠지.

 

"나한테 끌린 모양이야."

 

난 석상처럼 굳은채로 눈조차 깜빡일 수가 없었고

남자의 눈은 여전히 커다랬지만 더이상 울고있진 않았어.

그의 눈에 비친것은 그저 엄청난 공포라고 밖에 표현할 단어를 못찾겠네.

좀 전에 내가 그들을 보는 게 끔찍한 일을 불러올 거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눈에 비쳐진 내 뒷편의 사람들을 보려고 했지만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비춰지지 않았어. 그의 생각조차도 말이야.

 

"진짜로 누가 파티에 껴달라고 하는 걸 들은 것 같은데" 여자의 목소리가 말했어.

 

"아빠의 친구들중 하나일까?" 이번엔 남자의 목소리가 말했어.

 

"하! 니들도 알거아니야. 그 멍청한 늙은이가 친구?" 

 

세번째로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끼어들어서 말하자

어딘지 불길한 웃음소리들이 터져나왔고,

 

"자 그러면, 계단아래로 돌아가볼까요?"

 

말이 없던 다른사람들은 내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동의를 한 것 같았어.

그들은 나타났을때와 마찬가지로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면서 소리가 멀어지다가

완전히 사라져버렸어. 몇분이 지나자 옆에 있던 타이머가 꺼졌고,

그건 한시간이 지났다는 걸 의미했지.

남자는 뒤로 축쳐서 가쁜숨을 몰아쉬며 거의 쓰러질 것만 같이 보였어.

나는 그를 도우려고 다가갔지만 그는 손을 들어 나를 멈추고는 내가 뭔가 말을 건네기도전에

거의 울면서 고맙다는 말을 했어. 숨을 몰아쉬면서 몇번이나 말이야.

하지만 이번에는 공포에 질린 게 아닌 안도감의 눈물처럼 보였어.

아니 어쩌면 기쁨의 눈물처럼 보이기도 했었어.

 

그가 스스로를 추스르고 나자 의자에서 일어나 박스를 가리키며 말했어.

 

"돈은 이제 전부 당신거요. 가도 좋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함께 해줘서 고맙소..나를..알아채줘서 말이오.

 자 이제 이 돈을 가지고 떠나주시게. 나도 곧 떠나야겠소."

 

이 괴상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떤것도 질문하지 않았어.

나를 겁에 질리게 만들었던 그 무리들이 나타난 이 집에 더 이상 있고싶지 않았거든.

난 돈을 챙겨 세어보지도 않은채 집을 나섰어.

문을 닫는 순간에도 계단을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가능한 빠르고 조용하게 집을 빠져나오자

내 친구가 차를 세워뒀던 바로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나는 차에 올라타 살면서 내쉬었던 것중에 가장 깊은 한숨을 쉬었어.

 

"역시 광고가 뻥이었구나? 그럴줄 알았다. 누가 5천달러를 그냥주겠어."

 

"무슨 소리야?"

 

내가 주머니에서 돈다발을 꺼내 보여주자 친구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어.

 

"너야말로 무슨소리야 한 5분밖에 안됐는데! 너 혹시 훔친건아니지?"

 

웃음이 터져나왔어. 누군가 너무 어이없는 소리를 했을때 혹은 어떤 정말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후에 터지는 신경질적인 웃음이 말이야.

내 경우에는 둘 다 맞았을 것 같은데 아무튼.

나는 스스로를 추스르고 말했어.

 

"무슨소릴 하는거야? 안에서 한시간 다 채우고 왔는데.

 애초에 돈이 한시간으로 셋팅 된 타이머로 잠겨있었거든?"

 

친구의 표정이 불신에서 걱정으로 바뀌면서 라디오의 시계를 가르켰는데,

시간은 내가 차를 떠날때에서 정말로 딱 5분이 지나있었어.

난 시계와 돈을 번갈아보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하려고 애썼지만

잘 되진 않았던 것 같아.

 

"안에서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건데?"

 

그가 부드럽게 물었지만 그게 더 기분이 이상하더라구.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거나 강도질이라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했어.

하지만 그와 관련된 의심을 사지 않기위해서는 친구에게 사실대로

이야기 할 순 없었지. 우선 집들과 주변 동네를 둘러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집 안에서 파티를 하던 무리의 흔적을 설명할만한 차들을 찾을 수 없었고,

그 때는 화요일 오전으로 파티가 열리기에 적합한 시간은 아니었으니까.

 

"그냥 운전이나 해."

 

난 그냥 그 집에서 멀어지고 싶었지만,

 

"니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기전엔 아무데도 안가."

 

친구는 더 단호하게 말했지만 아직 공격적이진 않았어.

 

나는 잠시동안 몇가지 방법을 떠올리다가 내가 미친 것 처럼 들리지 않는 버전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서 친구에게 말해줬지.

집 안을 돌아다니던 무리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그 남자와의 경험에 대해 말해줬어. 아마 내가 생각한 것보다 실제로는 시간이

덜 걸렸고 아니면 뭐 타이머가 잘못 맞춰졌는지도 모른다는 식의.

친구는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듣다 내가 이야길 끝마치자 가만히 침묵을 지키며

자리에 잠시 앉아 창밖의 집을 쳐다봤어.

나는 친구가 내가 한 말을 믿는 줄 알았지만 말없이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했고,

내가 그를 멈출 새도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갔지.

그와 함께 들어가야만 했는데, 나는 그 집안에 다시 들어간다는게 너무 두려웠어.

 

몇 분뒤 친구가 차로 돌아와 조용히 차 시동을 걸었고,

 

"그래서?"

 

나는 정말로 궁금했어. 대체 그가 뭐라고 말했을지 말이야.

 

"비어있던데? 완전히. 아무도 없었다고. 가구도 하나도 없었고."

 

친구는 도로를 따라 운전하기 시작했고 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아무말도 하지않았어. 친구도 말없이 나를 집 앞에 내려다줬어.

 

이젠 나도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이 돈은 진짜야. 이미 음식사는데 약간 쓰기도 했단말이야.

친구는 이 돈은 한푼도 받고싶지않다고 했지만 이해는 돼.

그가 뭘 믿는지, 그 이전에 내가 뭘 믿을지도 모르겠으니까.

하지만 친구가 내가 뭔가 끔찍한짓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어.

어쩌면 내가 다 지어낸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5천달러나 되는 돈은 없단말이야 그것도 장난이나 치는데 쓸돈은 더더욱.

 

진실이 어쨌건 돈은 돈이니까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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