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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번역/단편

[레딧공포번역글]어제 내 딸을 납치한 사람들에게 꼭 전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by 김B죽 2021.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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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온 몸이 무감각하게 느껴졌습니다. 두 손이 너무나 심하게 떨려 글자를 제대로 읽을 수가 없어 손에 든 편지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아야 했을정도였죠. 테이블 위에 올려 둔 동안에는 손의 떨림이 덜해서 편지를 읽을 수 있을테니까요. 저는 그 편지를 읽고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시해버리는 것은 불가능했죠.  다른 곳에 정신을 돌려보려는 제 시도는 그저 이 한가지의 생각에 오히려 사로잡히게 만들었습니다 : 대체 편지에 뭐라고 적혀있는걸까?

 

제 두 눈을 뽑아버린다면 편지를 읽지 않아도 될 지 모릅니다. 그리고 눈알이 녹아내려버린다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요. 편지를 읽는 것 또한 불가능하게 되겠죠. 전 펜을 들어 노려봤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다, 이건..이건 아니에요. 제가 두 눈을 감은 순간 그 생각이 다시 한 번 저를 덮쳐왔기 때문입니다 : 대체 편지에 뭐라고 적혀있는걸까?

 

제가 장님이었다면, 이 편지를 절대 읽을 수 없었다면, 이 생각은 저를 영원히 떠나지 않았을겁니다.

 

저는 눈을 뜨고 펜을 내려놓은 뒤 읽고싶지 않았지만 편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로스겔드씨, 당신의 귀여운 딸은 우리가 데리고있소. 샴푸냄새가 참 좋군그래. 우는 소리를 들려줄 수 없어서 안타까워. 지금은 물통을 화장실로 쓰고있지. 당신 딸의 일부를 함께 보냈으니 확인해보라구. 당신이 자기를 사랑하냐고 물어보더군. 죽일거냐고 물어보던데, 그러진 않을거야. 뭘 해야 할지는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건 우리가 보내는 선물이야.


 

그 선물은 신문지에 감싸여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열어보고싶지않았죠. 가벼운 무게의 선물을 집어들어 제 무릎위에 올려놓았지만 여전히 내용물을 확인할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천천히 신문지를 열면서도 멈추고싶었죠. 저는 피투성이 신문지에 적힌 오늘날짜를 읽었습니다. 그것은 붉고, 축축한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상태였죠. 제 손가락에 피가 묻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마침내 제 무릎위에 속을 게워냈고, 치울 힘조차 없었기에 그대로 내버려두었습니다. 갑자기 다른 모든것들이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죠.

 

멍하니 돌아서서 사무실을 나서 복도로 나왔습니다. 편지의 내용, "뭘 해야 할지는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해."

 

난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랐어요. 아주 부유한 어떤 남자가, 하필이면 나와 동명이인이라니. 이 납치범들과 연락할 어떤 방법도 없었고, 저는 그저 고통받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것 입니다.

 

내 딸의 방 안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저는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녀는 책상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녀는 입을 크게 쭉 벌려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겉보기엔 똑같아 보이지만 제 딸은 그렇게 이상하게 웃지 않습니다. 딸은 저렇게 앉지도 않고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지도 않죠.

 

그녀의 그림은 끔찍했습니다. 어떻게 내부장기들을 저렇게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는걸까요? 그리고 저런 끔찍하고 기묘한 고문들을 어떻게 생각해낸걸까요?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저를 빤히 쳐다보고 미소지으면서도 계속해서 붉은색을 덧칠했습니다. 그녀의 손은 미친듯이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녀의 손가락들은 열개 모두 잘 있었습니다.

 

고문당하고있는 제 딸은 대체 어디있는걸까요? 그리고 딸의 방에 있는 저것은 대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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