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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번역/시리즈

[레딧공포번역글]축하합니다. 당신은 저주받은 집을 상속받으셨습니다! (1편)

by 김B죽 2020.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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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샤워부스안에서 각비누로 머리를 감는 동시에 오줌을 싸면서

내 인생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떨어졌는지 한탄했다.

 

이는 내가 비누와 샴푸를 둘 다 살 돈이 없어 선택을 해야만 했고,

내 대학 체육관이 영업중이지 않을때 몰래 숨어들어와 있기 때문에

시간에 상당히 쫓기는 중이라 소변기를 찾아 어글렁거릴만한

여유가 없음을 뜻하지.

 

더러운 옷을 수건으로 사용하는 건 내가 수건에 쓸 돈을 아끼기 위해

쓰는 방법으로 꽤 똑똑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이는 내가 동전조차 전부 떨어졌다는 걸 생각해냈을 때는 그닥

똑똑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깨끗한 옷도 전혀 없었고)

더러운 옷가지에서는 물이 뚝뚝 흐르는 채로 불쾌하게 뜨뜻하고

촉촉한 궁둥짝을 하고는 체육관을 뛰쳐나가야 한다는 얘기니까.

 

집으로 가서 옷을 벗은채로 말릴 수는 있겠지만서도..

아참 여기서 말하는 '집'은 이번주 내내 내 차 뒷좌석이었다.

정말이지, 경찰들에게 내가 내 청록색 도요타 코롤라 뒷좌석에 앉아

자위를 하던게 아니라 옷에 묻은 얼룩을 지우는 중이었다는 변명을

두번이나 하고싶진 않았다.

 

자 이제 다음주까지를 또 어떻게 버틸지 생각해야한다.

내 친구 토니가 자기 거실에서 다음주라면 몇일간

지내도 괜찮다고 했는데, 이건 진짜 끝내주는 제안이다.

담요로도 쓸 수 있는 예비 수건 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일용할

아침식사가 될 커다란 마요네즈병까지 있단 소리니까.

 

 

누군가 내 차의 창문을 두드렸을때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는데,

왜냐면 내가 차에서 자고 있을때 누가 그런짓을 하건 놀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찰들이나 약쟁이들은 항상 돈을 요구하는데

나는 둘 다 지불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상황은 항상 안좋게 흘러간다.

 

하지만 내 창을 두드린 남자는 둘 다 아니었다.

검은 페도라를 쓰고 검은 트렌치 코트를 입은 창백한 얼굴의 사내는

그가 10대를 30년은 훌쩍 넘긴게 아니라면 고스족처럼 보였을테지.

 

똑똑똑

 

"레이먼드 살라치씨?"

 

그는 유리너머에서 말했다.

 

나는 원래 숨을 좀 쉴 수 있도록 항상 창문을 약간 열어두곤 했었는데,

어떤 망할 자식이 옷걸이를 열어둔 틈새로 밀어넣어서 차 문을 열고

내 코를 부러뜨린 다음 고작 2달러 남짓한 동전들을 훔쳐 달아난 뒤로는

항상 끝까지 창문을 닫아둔다.

 

난 몽롱한 상태에서 주변을 살펴봤다.

내가 바지를 입었던가? 입었군. 어제 샤워 직후 입었던 것과 똑같은 걸로.

젖은 옷을 입었을 때 항상 가랑이가 가장 마지막에 마르는데,

이 현실이 나를 갑자기 확 깨우는군.

 

나는 똑바로 앉아 정신을 차렸다.

이 남자는 언제든지 위협적으로 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내가 이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았으며,

주변을 제대로 인지할 만큼 똘똘하고 내 이득을 위해서 무엇이든

이용할 수 있을만큼 교활하고 자신만만해 보이도록 보여야만 했다. 

 

"그러는 댁은 누군데?"

 

내가 멍청한 질문을 하자,

 

"그냥 변호인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는 기쁨이 전혀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

 

"대화를 좀 나눌 수 있게 창문을 내려주시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차 밖으로 나오시는 것도 괜찮겠군요."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았지만 어쨌거나 그날 나는 바지를

입은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고, 모험을 한 번 해보는 것도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난 차에서 내려 문을 닫는것과 동시에 차키를 차 안에 두었단걸

기억해냈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요란을 떨진 않았다.

그저 차 문에 기대 한숨을 내쉬었을 뿐.

 

"살라치씨, 저는 여기에 당신이 잊혀지지 않았음을 알려드리러왔습니다."

 

그는 그의 서류가방 손잡이 위에 두 손을 올리며 깊고 비음섞인 목소리로

설명했지만,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전혀 몰랐다.

내 정신의 일부는 내가 토니의 마요네즈를 먹는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왜냐면 그 마요네즈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지 4주나 되었고 그래서인지

톡 쏘는 맛 덕분에 아침에 깨어날 때 무진장 좋았거든.

 

"제가 잊혀지지 않았다고 생각하신다면 아마 다른 레이먼드 살라치로

 착각하신 것 같은데요."

 

나는 눈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1999년식 도요타 코롤라에 사는 다른 레이먼드 살라치 말입니까?"

 

그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물었고,

 

"어..네...."

 

나는 내가 최대한 작아보이도록 노력하면서 불편한 기분으로 대답했다.

 

"메인주 브런스윅에서 태어났고, 작년 부모님이 두분 다 차사고로 돌아가신 후

 집세까지는 낼 수 없는 장학금으로 보우도인대학에 다니고 있는

 다른 레이먼드 살라치란 말이지요?"

 

변호인은 침착하게 압박해왔다.

 

"음, 네. 그렇겠죠."

 

난 정말, 정말로 내가 차 키를 차 안에 두고 내리지 않았으면 했다.

당장 도망치고 싶었으니까.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하려했지만, 그 생각을 하다 남아있기로 결정했다.

 

"저기, 이봐요. 저한테 뭘 원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장학금은 학기가 끝나면

 한푼도 안남을거고 그러고나면 저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어요.

 차 안에서 자는게 불법일 수도 있단건 아는데 그냥 다른사람들한테 피해주지

 않으려고 제가 할 수 있는만큼 하는거에요."

 

난 한숨을 쉬고 쪼그려 앉았다.

 

"잘됐군요. 아마 당신은 당신의 이모할머니 되시는 매리씨에 대해서 모르실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녀의 유일한 혈육이고, 매리씨의 저택을 상속받으셨습니다."

 

그는 서류가방을 열고 나에게 문서를 건넸다.

 

"오"

 

난 문서를 받아들며 그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은 제가.....1999년식 청록색 도요타 코롤라에 살고있는,

 당신이 찾는 레이먼드 살라치가 확실하다는거죠?"

 

변호인은 천천히 거리를 둘러보고는 내게 말했다.

 

"만약 다른 살라치씨가 오신다면 두 분이 유산을 공평하게 나눠가지시면 됩니다."

 

 

나는 안드로스코긴강 맞은편에 위치한 저택을 내려다보았다.

그것은 지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섬세하게 지어진 뉴 잉글랜드식

저택임을 강하게 어필하면서도 주변 환경에 따뜻하게 녹아들고 있었다.

 

"그래서 이게 그 집이군요."

 

나는 놀라움에 젖어 변호인에게 물었다.

 

"이게 그냥....제건가요?"

 

"음, 상속세를 먼저 내셔야 합니다. 운이 좋게도 신탁기금이 충분히 있습니다.

 상속세를 내고도 정확히 20년분의 재산세를 낼 만큼 있죠."

 

"아아"

 

"네, 아름다운 저택이죠."

 

변호인은 서류가방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며 말을 이어갔다.

 

"이 규칙들만 지키시면 됩니다."

 

"오 이런젠장. 이럴 줄 알았어. 장난해요? 뭐 귀신이라도 씌인 집이에요?

 제가 만약에 규칙을 어기면 뭔가 안좋은일이 일어나나요?"

 

난 숨을 몰아쉬면서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이봐요, 난...난, 미안해요, 그냥 좀 갑작스러워서요."

 

변호인은 여전히 미소짓고 있었고, 종이는 바람에 산들거리며 내가 집어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솔직히,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멍청한 생각 같았지만

나는 종이를 집어들었다.

 

"이게 다에요? 그냥 들어가서 살면 되는거에요?"

 

"네 이제 당신의 집입니다. 살라치씨. 새 집이 맘에 드시길."

 

난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얼떨떨한 기분으로 잔디밭에 들어섰다.

 

"살라치씨!"

 

또 다른 게 있는건가 싶어 돌아봤지만

변호인은 내게 코롤라의 열쇠를 건네주었다.

 

"규칙을 지키세요. 놀라실수도 있겠군요."

 

 

가장 큰 침실을 차지하는 게 기분좋은 일일거라고 생각했지만,

책가지 몇개와 더러운 옷이 텅 빈 공간에 쌓였을때 내가 가진것이

얼마나 없는지만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미 황량한 방에 매트리스를 끌어다 놓은데다 벽난로에는

통나무를 던져넣어 불을 피울 준비도 마쳤기 때문에

이 방에 정착하기로했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 나는 불을 피워 가까이 다가갔다.

 

혹시 주변에 아무것도 없을 때 무엇을 상상할 수 있나 알고있는지?

 

모든 것.

 

내가 이 집에 난방시설이나 전기가 들어오는지 처음으로 궁금해하면서

불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방의 공허함은 점점 더 커졌고,

 

내가 아직 이 집에 대해 모르는 점은 아주 많이 있다는 걸 느꼈다.

 

왜 삼층의 옷장은 전부 바깥에서 잠겨있는거지?

곧장 굴뚝 안쪽으로 이어진 창문의 용도는 대체 뭐야?

왜 주변을 돌아보는 것 보다 집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세배나 걸린걸까?

 

내 눈길은 주머니로 향했다.

 

처음엔 무시했었는데, 이제 주의를 돌릴만한 것이 더 없군.

 

난 천천히 규칙이 적힌 종이를 펼쳐 글씨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손에 든채 불가로 가까이 다가갔다.

 


힐 스트리트 하우스의 규칙들.

 

1.어두워지고 난 후에는 불을 켜지 마세요.

 

2.적어도 하루 한번은 2층의 모든 방문을 두드려주세요. 그렇게 호기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 할 수 있습니다.

 

3.삼층 통로 끝에 있는 파란색 방은 가까이 가지마세요. 만약 반드시 가야만 한다면, 무슨일이 있더라도 눈을 아래로 향한 채로 있으세요. 무슨 소리를 듣더라도 절대 올려다봐선 안됩니다.

 

4.잠자기 전에 항상 문을 닫으세요. 만약 닫았는데도 당신이 잠들기 전에 방 안에서 발소리가 난다면, 그것이 당신이 막기전에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헛소리.

나는 더 읽을 생각도 하지않고 종이를 접어 한켠에 치워버렸다.

 

난 이딴 미신따위는 따를 생각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나는 무신론자이고,

무신론자가 아닌 나의 다른 부분도 이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규칙들은 매리이모님과 함께 천국이건

지옥이건 가버리라지.

 

그래도 문은 닫고 잘거지만.

 

그리고 나는 불을 껐다.

 

그러고나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날은 정말 정신없이 피곤했고

나는 내 저택을 심장마비따위에 걸리지 않고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방은 내가 잠들려 할때 느꼈던 것 보다도 조용해졌다.

그리고 내 차 안에서 가로등불빛을 받으며 잠들때와는 달리 아주 어두웠다.

 

그 순간, 당연하게도 내 상상력이 나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오래된 목조 가옥의 바닥에서는 꼭 발자국 소리같은 소리가 났다.

특히 그 소리가 규칙적일때는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마치 나를 향해서 걸어오는 것 마냥.

 

특히 소리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고 있다는 점이 무시하기 어려웠다.

 

난 두 눈을 감고 양 귀를 팔로 감쌌다.

 

삐걱, 탁. 삐걱, 탁.

 

불을 피우지 말걸.

 

삐걱, 탁.

 

규칙을 무시하는것도 아니었는데.

 

삐걱

 

뭔가 댓가가 있을거란 걸 알았어야 했는데 말이야.

 

누군가 내 앞에 서있는 것 처럼 공기의 흐름이 약간 바뀌었고,

나는 어둠속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계속 감고 있었다.

 

공포는 단지 지나친 상상력의 부산물일 뿐이야 그렇지?

 

난 사소한 감각의 과잉반응정도는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마치 누군가 내 옆에 앉은 것 처럼 매트리스 끝자락에 느껴지는 압력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 압력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내 심장은 마구 뛰기 시작했다.

 

마치 두 손으로 기어서 점점 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인간의 입김과 아주 똑같은 차가운 공기가 내 얼굴에 닿았을때

나는 움직이기로 결심했다.

 

눈을 떴을때 주변은 완전히 어두웠지만 난 그게 여기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봐, 내가 불을 끄지도 않았고, 문도 안닫았고 뭐가 됐건 당신이 원하는 걸

 제대로 안 했다는건 알겠어. 그야 그 망할놈의 규칙을 다 읽다말았으니까.

 하지만 잘 들어. 나는 여길 떠날 생각이 절대 없어. 당신이 인간이건간에

 유령이건간에 상관없단말이야. 그래서 물어봐야겠는데, 당신 실체는 있어?"

 

뭔가 씩씩대더니 차가운 공기가 내 얼굴을 휩쓸고 지나갔다.

 

"알겠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그럼 대체 나한테 마약쟁이들보다

 더 한 짓을 어떻게 할거야? 아니, 더 중요한 건 마약쟁이들도 할 수 있는 일조차

 실체도 없는 당신이 하는 건 불가능하단 거겠지."

 

침묵이 이어졌다.

 

"좋아. 그러니까 잘 들어. 당신이 무시무시한 유령이고 뭐고간에 이미 죽었지.

 그리고 여긴 이제 내 집이야."

 

내 심장은 이제 고막을 울릴만큼 크게 뛰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제 상생하는 법을 배워야 된다고. 당신이 무슨 미친짓거리를 하건

 월세만큼의 값어치가 있을까? 절대 아니지. 알아들어?"

 

나는 두려움에 헐떡거리고 있었지만 말을 끝마치기로 했는데

가벼운 공기가 내 귓가를 스쳐지나갔고 나는 그것이 당황하고 있음을 느꼈다.

 

"무슨소리냐면 이제 내가 널 괴롭힐거란 소리야, 개자식아."

 

난 다시 매트리스위에 누워 다시 팔로 내 귀를 감쌌다.

 

"받아들이던지 말던지 니 맘대로해. 내일 우린 새 규칙을 만들거야.

 왜냐면 이제부터 모든 게 달라질거거든. 잘자라."

 

 

 

 

 

 

 

 

 

 

 

 

 

 

 

주인공 패기 오져버려서 붙잡았는데

시리즈 한편한편이 꽤 길고 여러편이라서...

이번달 안에 끝날지 모르겠군요.

재미는 확실히 있는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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