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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번역/단편

[레딧공포번역글]아내의 고백.

by 김B죽 202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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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허접한 '키 큰 남자'장난을 계속하는게 저를 더 한심한 남편으로 만든걸까요? 어쩌면그럴지도요, 하지만 그래도 엠마는 항상 잘 속는편이었습니다. 정말로 잘 속았죠.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부분이 제가 그녀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동네의 작은 영화관에서 일할때 만났습니다. 저희 둘이 바닥에 남은 팝콘을 쓸어담고있을때 그녀가 저에게 다가왔죠.

 

"이게 뭐에요?"

 

제게 말을 거는 그녀의 오른손에는 공구벨트가 들려있었습니다. 상영관 고장으로 수리를 하던 기사가 자기 장비를 잊고 간 모양이었죠.

 

"이 건물을 지을때 인부 한명이 죽었다는거 몰랐어요?"

 

저는 장난기가 발동해 말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녀가 6번 상영관에 발을 들이는 일은 없었어요. 유령을 볼까봐 무서웠던게 틀림없습니다. 저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귀엽다고 느꼈고 몇 주 뒤 제 여자친구가 갑자기 잠수를 타버린 뒤 저는 엠마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어요..

 

전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도시전설에 대해 흘리는 것 보다는 '읽을 거리'들을 그녀의 주변에 두는 편입니다. 아내가 캠핑여행을 가려던 장소를 바꾸자고 조심스럽게(긴장감을 숨기려 애쓰지만 잘 되지는 않아보이는 상태로)제안했을때 저는 드디어 미끼를 물었다고 생각했어요.

 

앙상한 나무 사이로 제가 텐트를 세우고 있을때 당연하게도 엠마는 제게 더 나은 장소를(즉 덜 무서운 장소를)찾자고 거의 애원했지만 그와 동시에 20마일이나 되는 거리를 걸어온 그녀의 발바닥은 완전히 곤죽이 되어있었기때문에 그녀는 금새 조용해졌습니다.

 

저희가 비프스튜 냄비를 거의 다 비울즈음 밤이 찾아왔고 숲에서 무언가 소리가 나기만하면 아내가 놀랄 걸 알기때문에 저는 조용히 기다렸어요.

 

"방금 뭐였지?"

 

갑작스럽게 아내는 침낭에서 벌떡일어나 외쳤어요.

 

저희는 나무사이에서 울리는 바람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마....키 큰 남자일거야."

 

전 목이 바싹 마른척을 하며 말했어요.

 

"그만해 제발."

 

제 아내는 저를 꼭 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했습니다.

 

"전설속에서는 우리의 죄를 고백해야한다고했어. 우리가 한 나쁜짓들이 뭐가있을까?"

 

저는 높고 겁먹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죠.

 

아내는 말도 못하고 엎드려 벌벌떨었습니다.

 

"내가 먼저 할게. 내가 세들어살던 집의 정원에 소금을 뿌린 적이 있어 꽃들이 못자라게. 그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줬거든. 그리고 지난달에는 실수로 마스바를 하나 훔쳤는데 그냥 먹어버렸어."

 

몰래 눈을 굴려 아내를 보면서도 저는 계속해서 연기를 했어요. 아내는 몇번 깊고 빠른 숨을 내쉬었습니다.

 

"자기가 대학시절부터 만나던 여자친구는 내가 죽인거야. 우리가 처음 만날때 만나고있던 여자말이야. 그 년 목을 그은다음 백팩에 돌이랑 같이 넣어서 블랙스태프강에 던져버렸어."

 

저는 충격에 빠져 아무말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었고 나무들이 빠르게 부딪히는 소리만이 들렸어요. 엠마는 높고 빠른 소리로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자기회사에 들어왔던 그 인턴년도 죽였어. 그 더러운 년. 그년은 토막을 내서 매립지에 내다 버렸어."

 

바깥에서 불던 바람이 잦아들고 숲은 다시 고요해졌습니다.

 

10초간의 정적이 흐르고 엠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저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상대의 모든 모습을

알 수는 없는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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