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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번역/시리즈

[레딧공포번역글]축하합니다. 당신은 저주받은 집을 상속받으셨습니다! (8편)

by 김B죽 2020.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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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말이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그럴수가있지?

누군가 내 집에 내가 알지 못하게 숨어들어와서 사는게 이렇게 쉽다고?

 

이런 생각들은 모든 증거가 내 바로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한번도 떠올려 본 적조차 없던 생각이었습니다.

 

겁에 질린 사라는 한쪽 손을 내밀었고 저는 다른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단지 두려워하는 그녀를 달래줄 생각으로

사라를 안아주기위해서 몸을 가까이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사라가 비명을 질렀고 라이터불빛이 사라졌습니다.

그러고는 무언가 마룻바닥으로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죠.

 

"사라!"

 

저는 소리를 지르며 어둠속으로 달려나갔지만 곧바로 더러운 시트위로 넘어졌습니다.

시트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 속에는 더러운 속옷과 곰팡이 핀 딸기 그리고 후회로 점철된 인생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무릎을 꿇고 두손으로 바닥을 훑으며 마지막으로 사라를 본 곳을 향해 짙은 어둠속에서 마구잡이로 손을 흔들어댔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사라! 어디있어?"

 

저는 다시 소리를 질러 사라를 불러보았지만 대답은 없었고 그 침묵은..아, 너무나 괴로웠어요.

 

내 손가락이 사라가 들고있던 칼 손잡이에 닿았을때 자칫하면 어둠속에서 손을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그 교훈도 잠시, 다급해진 저는 다시 어둠속에서 손을 허우적거리며 라이터를 찾아냈습니다.

 

라이터와 칼을 손에 들고는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낮은 대들보에 머리를 부딪혀 바닥을 구르는동안에도

칼은 부주의하게 제 손에 들려있었죠.

 

정신을 차린 저는 일어서서 라이터를 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신발이 나무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다락방 안에 울려퍼졌습니다.

소리는 복도로 향하는 방향에서 나고 있었는데, 만약 사라가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가고있는 중이라면

저에게 무언가 전달할 방법이 발을 구르는 방법 뿐이라는 생각이 제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저는 커다란 칼을 들고 어둠속을 마구 뛰는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면서도 소리를 향해 달려나갔죠.

 

벽에 부딪히기 직전에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고 계속해서 소리를 따라가며 사라를 불렀습니다.

 

저는 계단을 한번에 세칸씩 뛰어 내려가는 저는 여전히 부주의했지만 그런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사라!"

 

어질어질한 제 시야에는 복도가 펼쳐졌고, 낯선 형체가 사라의 목을 붙잡고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을

그녀의 볼에 대고 누르고 있었습니다. 사라는 최선을 다해 빠져나오려 하고 있었죠.

 

그들은 복도 끝에 위치한 파란 방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복도에서는 마치 복도 스스로가 모든것을 거부하는듯한 아주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복도 양옆에 늘어선 문들은 위 아래로 꿀렁거리며 제 시야 안에서 정신없이 이리저리로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제 모든 생존본능이 당장 이곳을 벗어나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저는 복도 앞으로 달려나갔습니다.

 

제 움직임은 끔찍한 꿈속에서의 달리기처럼 순식간에 아주 느려졌습니다.

마치 온몸이 모래속에 파묻혀 움직이는듯이 아주 느리게 움직였고 시야안에서 이리저리 요동치는 문들은

제가 균형을 잡기가 더 어렵게 만들어 똑바로 나아가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벽에 손을 짚는 것은 도움이 되기는 커녕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뿐이었고요.

 

그리고 어느새 복도 끝에 도달한 형체는 낡은 파란 문을 열었습니다.

 

저는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어떤 소리도 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를 습격한 그 형체는 사라를 앞으로 떠밀었고 사라는 벽을 짚고 뒤돌아서서 습격자의 뺨을 때렸습니다.

 

하지만 그 괴상한 습격자는 사라가 뺨을 때리려고 몸을 기울인 순간을 놓치지않고 다시한번 사라를 방 안으로 떠밀었고

이번에는 제 입 밖으로 비명소리가 튀어나왔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사라는 방 안으로 떠밀려들어가버렸으니까요.

 

저는 방 문이 닫혀버리기 전에 사라를 구해내야 했습니다. 그래야만했는데..

 

저는 다리에 온 힘을 집중했지만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좀 더 빨리 움직였어야만 했는데 제 다리는 충분히 빠르지 못했습니다.

 

사라가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린뒤 문이 닫히자

갑자기 모든것이 정상으로 되돌아와 저는 단 열걸음만에 복도끝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저를 향한 칼끝앞에 멈춰서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칼을 휘둘러보였습니다.

 

습격자가 돌아서서 저를 본 순간 저는 숨을 헐떡였습니다.

 

그녀는 거친 백발이 성성한 나이든 여성으로 양피지같은 퍼석해보이는 피부에

백내장이 온 것처럼 보이는 뿌연눈에는 핏발이 가득 서 있었고,

노파는 건조하게 갈라진 혀로 입술을 핥았습니다.

 

"깨어있을때 보니 더 잘생겼구나."

 

노파가 낄낄대며 말했고 저는 곧바로 달려들고 싶었지만 공포심에 자신감이 사라졌죠.

 

"레이몬드 살라치, 드디어 니가 여기 왔구나. 이리오련 좀 안아보자꾸나."

 

노파가 흥얼거리듯이 말했습니다.

 

"웃기지마 이 노친네야. 문앞에서 당장 비키던지 피를 보던지 잘 생각하는게 좋을거야."

 

그러자 노파는 손에 든 칼을 내려보였습니다.

 

"하지만 왜 여기에 불려 온건지 알고싶지 않니 레이몬드야? 왜 이런일이 생기는건지말이야."

 

"개소리하지마, 내가 좀 어리버리해보이긴해도 벽난로에 오줌 싼게 별로 잘한짓은 아니었다는건 알아.

 난 유령조차 열받게 만드는 인간이야, 한번 확인해보고싶어?"

 

"이 문이 열고싶단말이지, 그래 알겠다."

 

노파가 비웃음이 섞인 말투로 중얼대며 옆으로 비켜서자 파란문이 제 시야에 들어왔고,

그 순간 곧바로 두통이 찾아왔습니다.

 

"네 선택이다만 이 집과 집에 속한 자들은 니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의 것이란다.

 이건 벽난로따위에 관한게 아니야. 우리는 널 기다려왔단다. 레이몬드 살라치."

 

노파는 그렇게 말하며 복도 끝에 위치한 왼편의 계단을 내려가 제 시야에서 사라져갔습니다.

 

"날 따라오면 모든 것을 알려주마. 하지만 그 계집을 따라가면 방에서 다시는 나올 수 없을거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완전히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아주 잠깐 주저했지만 당연히 이 상황에서는 선택지같은게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파란방의 문을 열고 안으로 뛰쳐들어갔습니다.

 

물론 규칙을 제대로 따라서 눈을 바닥에 완전히 고정한 채로 들어갔지만

방에 들어선지 30초만에 무작정 방 안을 돌아다니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고개를 든 저는 제가 아기방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어린시절에 쓰던 방이었죠.

방안에는 태양계 모형이 위에 달린 아기침대가 놓여있었습니다.

 

하지만 아기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저는 천천히 아기침대로 다가갔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는 것이 두려우면서도 스스로를 멈출수가 없었어요.

 

쿵 쿵

 

저는 침대 가장자리너머로 안쪽을 흘끗 본 순간 뱃속이 뒤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침대의 바닥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바닥대신 거대한 혓바닥이 마치 소방호스처럼 꿈틀대고있었고

제게 손짓하는듯이 침대밖으로 거의 60센티가량은 튀어나왔습니다.

기저귀와 썩은 고기같은 냄새가 골프공만한 목젖아래에서 뿜어져나왔고

꿈틀거리는 혓바닥에서 튄 역겨운 침이 제 얼굴에 닿는것이 느껴졌죠.

 

"우린 널 사랑했단다."

 

그때였습니다 마치 한숨을 쉬는듯한 목소리가 제 등뒤에서 들린것은.

 

떨리는 손으로 눈가를 닦으며 뒤돌아 선 제 앞에는 저의 부모님이 서 계셨습니다.

 

다만 부모님의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저 눈알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피를 마치 눈물처럼

주륵주륵 흘리며 나란히 선 두분은 텅 빈 눈으로 저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우린 너무나 외로웠단다. 이리와서 안아주렴."

 

제게 말을 거는 엄마의 목소리는 마치 잘못 녹음된 소리처럼 찢어지는듯한 소리였는데,

엄마의 입술아래로 피가 마구흘러내렸지만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처럼 보였죠.

 

"어서 죽어버리고 우리랑 같이 땅 아래에서 썩어가자꾸나 레이몬드."

 

아빠의 목소리는 하이톤과 로우톤이 동시에 울리는 전혀 인간같지 않은 기계같은 소리였습니다.

 

저는 다시한번 눈가를 닦았지만 이번엔 눈물을 닦으려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이건..이건 진짜가 아니야."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거니? 차가운 흙아래로 우리와 함께 가자."

 

동시에 말하는 두분의 목소리는 끔찍하게 들렸고

저는 눈을 감았습니다.

 

"이건 진짜가 아니야..내 약점을 파고들려고 하는 것 뿐이야."

 

저는 몇번 빠르게 숨을 내쉬었습니다.

 

"내가 사라를 찾기위해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는거라고."

 

스스로 되뇌이는 제 목소리는 마구 갈라졌지만 저는 부모님의 모습을 한 그것들에게서 돌아설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는 소리를 듣는것은 너무나 괴로웠는데 그보다도 더 괴로운것은

바로 그들이 내지르는 비명소리였습니다. 그 끔찍하고 괴로운 비명소리 말이에요.

 

"아파! 너무 아프다고 레이몬드! 왜 엄마랑 아빠를 사랑하지 않는거니?"

 

눈물이 마구 흘러나와고 저는 닦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용감했던걸까요?

 

용감한 사람이었다면 볼과 겨드랑이, 그리고 속옷을 동시에 적시는 일은 하지 않았겠죠.

 

"이건 진짜가 아니야."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속삭이며 그 모든것을 뒤로 한 채 저는 어둠속으로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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