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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번역/시리즈

[레딧공포번역글]축하합니다! 당신은 저주받은 집을 상속받으셨습니다. (12편)

by 김B죽 202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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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5 - [공포번역/시리즈] - [레딧공포번역글]축하합니다. 당신은 저주받은 집을 상속받으셨습니다! (1편)

2020/07/18 - [공포번역/시리즈] - [레딧공포번역글]축하합니다. 당신은 저주받은 집을 상속받으셨습니다!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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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쏘지마! 이 망할 서류에 사인하면 될 거 아니야. 집이고 뭐고 다 가져려면 가져가, 남자가 필요하면 말만하라고!"

 

매리고모는 샷건을 돌려 저를 쳐다봤습니다.

 

"지금 뭐라고 한거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모든 게 잘못되어가고있었죠. 제대로 생각을 가다듬으려는 제 노력은 마치 모래폭풍속에서 모래알을 잡으려는 것과 같이 부질없었어요.

 

"당신이 사라를 해치지 않는다면 시키는 거 뭐든지 다 하겠다고. 그 얘기였어. 이봐, 지금 너무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내 머릿속에 밀려들어와서 정신이 하나도 없단말이야."

 

저는 깊게 심호흡을 했습니다.

 

"일단 사라를 안 죽이는 것 부터 시작하는게 어때. 아니면 성스럽거나 말거나 한 이 집의 모든 영혼들에게 걸고 가능한 많은 이 망할 악마들의 규칙들을 되는대로 어겨서 당신이 한 수백년쯤 뒤에 죽고나면 그대로 당신 관이 지옥에 떨어지도록 할 수도 있고 말이지."

 

매리고모의 턱은 어이가 없다는듯이 벌어졌고 그러자 그녀의 턱수염들이 해파리마냥 출렁였어요.

 

"너 혹시 무슨 약이라도 한거냐?"

 

그러고는 저를 향해있던 샷건을 약간 내렸죠.

 

저는 약간 주도권을 가져온 기분이 들었지만 여전히 매우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에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 일 자체가 꽤 고역이었습니다.

 

"자, 그러니까."

 

저는 꽉 문 이 사이로 씩씩대며 간신히 말했어요.

 

"여기 이 증서랑 소유권 포기 각서 말이지."

 

저는 두장의 종이를 집어들었습니다.

 

"당신의 두 궁둥짝에 얼굴을 파묻고 부벼대는 꼴을 보여주면 얼마든지 사인해 줄 수 있지."

 

매리고모는 예의 그 끔찍한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넌 니 망할 할미보다는 유머감각이 꽤 있는 모양이구나. 니 부모한테서 받은 가정교육이 형편없어서 그런가본데 니 부모는 역시 죽는 편이 더 나았겠구나."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분노로 거의 이성을 잃었습니다.

 

"레이몬드? 레이?"

 

사라의 목소리는 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녀의 목소리만이 지금 저를 괴롭지않게 하는 유일한 것 이었죠.

 

저는 돌아서서 여전히 의자에 묶여 몸을 한껏 제쪽으로 기울인 사라를 보았습니다. 

 

"레이, 내 말 잘들어."

 

사라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굉장히 단호했습니다.

 

"의자에 앉아. 다 괜찮을거야.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해줘. 왜냐면 너는 나한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사람이니까. 내 말 알아듣겠어?"

 

저는 이해가 되지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선 순간 이해할 수 있었죠. 제가 구석까지 매리고모를 몰아세운 상태였어요.

 

"니가 죽고나면 이 집은 내 소유가 되겠지."

 

매리고모는 잔뜩 화가 난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며 속삭였고, 제가 뒤로 좀 더 물러서도록 밀어냈습니다.

 

샷건의 총열은 제 목을 아플정도로 꾹 누르고 있었습니다. 매리고모는 저를 죽일 생각이 조금 사라진 듯 보였죠.

 

"레이몬드, 나는 이 집에서 너랑 같이 떠날거야. 그리고 우린 함께 앞으로 더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될거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니가 다시 의자에 앉아야돼."

 

사라가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건지 궁금해하며 고개를 돌린 저는 그제서야 그녀의 볼에 남은 눈물자국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 몇마디의 말을 내뱉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참고 있던 것 뿐이었어요. 사라는 우리 둘 모두를 위해서 그 순간에 자신이 더 강해져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저는 스스로가 이걸 어떻게 알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냥 알 수 있었어요.

 

"나 지금 진짜 열받았어."

 

제가 속삭였습니다.

 

"알아, 괜찮아. 괜찮을거야 레이몬드. 그냥 자리에 앉자 어서."

 

제 얼굴이 녹아내릴 것 처럼 뜨겁게 느껴지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제 두 눈은 특히나 무겁고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사랑한 모든 게 그냥 사라져버렸어 사라. 지금까지 계속 공허한 기분을 느껴야했다고."

 

"알아."

 

저는 사라의 침착한 목소리에 취하는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불공평하다는 거 알아. 니가 상처받았다는 것도. 하지만 넌 공허한 사람이 아니야. 만약 니가 내가 너한테서 본 모습들을 안다면 화가 좀 풀리고 자리로 돌아가서 앉을 수 있을거야."

 

제 어깨는 약간 긴장이 풀어졌고 제 두 발은 마치 누군가 조종이라도 하는 것 처럼 움직였습니다.

 

저는 돌아서서 탁상으로 향한 뒤 의자에 앉았어요.

 

사라의 두 눈엔 눈물이 가득 고여있었지만 아니 어쩌면 그때문인지 그녀의 미소는 제가 지금껏 본 어떤 미소보다도 완벽하게 아름다웠죠.

 

"서류에 사인해줄게."

 

저는 멍한 상태로 말했습니다. 

 

사라가 제 머리속의 스위치를 켜주었습니다. 감정의 소용돌이는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부숴지며 제 안에서 사라졌고 저는 기묘한 침착함만을 남긴 채 깨어났어요.

 

"좋다. 어쨌거나 이제 이 집은 내 것이 되겠군."

 

매리고모는 훅훅대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증서를 읽어내려갔습니다.

 


힐 스트리트 하우스의 주인은 이 집의 열쇠가 된다. 그러므로 좋은 의도에서건 나쁜 의도에서건 규칙위반을 할 시 가장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오.

 

제가 소유권 이전 서류도 살펴보려는 그 순간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뭐야?"

 

매리고모는 당황한 듯 그녀의 총구를 문가를 향해 휙 돌렸어요.

 

저는 이상할정도로 침착한 상태에서 생각했습니다. 만약 무언가가 저 문을 부수고 들어온다면 그건 매리고모가 걱정해야 할 일이고 무언가가 그녀를 죽이고 저를 죽이려 한다면 저는 최소한 저 망할 여자가 죽는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고 말이죠.

 

저는 소유권 이전 서류의 상세내용을 보았어요.

 


나, 레이몬드 살라치는 1913 포어사이드의 모든 부동산과 권리 및 법적 의무를 매리 살라치에게 양도합니다.


 

흠.

 

뭐 그렇게 헛소리는 아니군요.

 

"레이몬드!"

 

사라가 소리쳤습니다.

 

"왜?"

 

제가 약간 무관심하게 대답하자 사라가 소리쳤습니다.

 

"발소리가 바로 문 앞에서 나!"

 

매리고모는 문 앞에 서있는 무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고 그녀는 이글거리는 두 눈과 샷건은 문 밖의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맞을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사라를 풀어 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닿고 매리고모와 사라사이에 끼어들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탁상위를 뛰어넘으려했습니다.

 

그리고 제 다리에 걸려 넘어지며 보기좋게 실패해 바닥에 얼굴을 쳐박았죠.

 

"아오."

 

그리고 고개를 든 순간 문고리가 돌아가는 것을 보았고 숨이 멓는 것 같았습니다.

 

문은 끼익거리는 소릴내며 천천히 열렸어요.

 

그리고 어둠속에 희미한 형상이 서있었습니다.

 

매리고모의 샷건은 귓전을 때리는 커다란 소리를 냈고 이글은 고통스러워하며 방 바닥을 볼링핀처럼 굴렀습니다.

 

"쏘지마세요!"

 

사라가 소리쳤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습니다.

 

매리고모는 이글의 머리를 깔끔하게 날려버렸고 그의 머리통이 있던 자리에는 회색과 흰색빛의 스파게티같은 뇌수와 왼쪽 눈알, 그리고 쪼개진 머리뼈 조각들만 남아있었습니다. 채 가시지않은 뇌의 전극 신호덕에 몸이 아무렇게나 움찔대면서 말이죠.

 

"그으어어어어어어어억...."

 

"이게 대체 어느 망할구석에서 튀어나온 망할 자식이냐?"

 

매리고모는 두발째를 준비하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는 우리를 해치지 않아요. 그리고 죽일 수 없다고요."

 

사라가 애원하듯 말했어요.

 

"보세요. 이글, 이쪽으로 와서 바닥에 앉아요."

 

이글은 그의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어 피를 벽에 마구 튀기며 아주 길게 세 발자국을 옮겼고 균형을 잃고는 커다란 나무처럼 바닥에 쓰러져 얼굴을 부딪혔습니다.

 

"니가 내 집에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는 몰라도 난 저딴 건 필요없다."

 

매리고모는 저를 노려보며 말했습니다.

 

"알겠어."

 

저는 욱신대는 이마를 만지며 자리에서 일어서 대답했고, 깊게 심호흡을 했습니다.

 

"서류에 사인 다 했다고, 이제 이 집은 공식적으로 당신거야."

 

매리고모는 두 눈을 크게 뜨며 탁상으로 달려왔습니다. 사라와 이글을 남겨둔 채 저는 매리고모를 따라 움직였죠. 서류들을 가까이 집어들어 살펴보는 그녀의 못생긴 두 눈에는 승리감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해달라는대로 다 해줬잖아 이제 우린 가도 되는거지?"

 

매리고모는 제 말을 무시하며 마치 믿을 수 없는 것 마냥 서류의 글자들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더 재촉하기 전에 그녀를 참을성있게 기다렸죠.

 

"그러니까 이제 내가 사라를 풀어주고 여기를 떠나려고 하는데 이의 없는거지?"

 

저는 조심스럽게 매리고모에게서 물러서며 말했습니다.

 

"아니."

 

매리고모는 단호하게 대답하며 찻주전자를 집기위해 저를 밀치고 지나갔습니다.

 

"아니 아니 아니지."

 

그녀는 중얼거리면서 찻잔에 차를 부었습니다. 주전자는 불안정하게 마구 흔들리고 있었어요.

 

"너는, 아니 너희 모두는 여기 남을거란다. 그래, 얌전하게 말이야."

 

매리고모는 꿀꺽하고 길게 흔들림없이 차를 마셨습니다. 찻잔을 내려놓고 제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속삭였죠.

 

"드디어 이 집이 내 것이 되다니. 믿을 수가 없구나."

 

제가 무언가 소리치기 위해 입을 연 순간 윗층에서 문이 쾅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저는 잠시 멈칫했습니다. 다시 말하려고 한 순간 또 다른 문이 열렸고, 이번엔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들렸어요.

 

"사라, 이 집에 다른 누가 있어?"

 

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사라는 불안한투로 대답했습니다.

 

"누가 되었던지간에, 파란 방이 있는 복도에서 내려오고 있는 것 같아."

 

쿵.

 

"매리고모, 당신은 진짜 망할 인간이고 진짜로 역겹게 생겼어."

 

저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죽느니 모두 다 사는 편이 낫겠지. 그러니까 당장 아랫층으로 내려가자고."

 

방 안은 아주 고요해졌어요.

 

매리고모는 저를 조롱하며 말했습니다.

 

"아니. 니가 뭘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놀아나 줄 생각은 없단다. 우리 모두는 지금 여기에 그대로 있을거란다."

 

쿵.

 

"지금 이 소리 안들리는거야?"

 

저는 당혹감을 느끼며 씩씩댔어요.

 

"문소리가 점점 가깝고 크게들리는 거 말이야. 시간이 별로 없다고 아랫층으로 내려가면 무슨 일인지 생각할만한 시간을 좀 벌 수 있잖아."

 

매리고모는 저를 노려봤습니다.

 

"아직 아무 일도 안 일어났는데 내가 니 거짓말따위를 믿을 것 같으냐?"

 

쿵.

 

매리고모는 샷건을 들어 제 머리를 조준하고 중얼거렸어요.

 

"넌 이 집의 진짜 모습을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 했구나 멍청한 것. 이 집을 특별하게 만드는 게 어떤건지 조금도 알려하지 않았....응?"

 

매리고모는 샷건에 갑자기 중력이 더해지기라도 한 것 처럼 총구를 아래로 내렸습니다.

 

쾅.

 

제 심장은 가만히 서있는데도 숨이 가쁠 정도로 빠르게 뛰었고 매리고모는 혼란에 빠진 듯 보였습니다. 저는 샷건을 낚아챌만큼의 시간이 있을 지 생각했죠.

 

매리고모가 연기를 하는걸까요?

 

끼이이이이익

 

"레이몬드."

 

사라가 다급하게 중얼거렸어요.

 

"층계에 들어선 것 같아! 우리를 향해 오는거야!"

 

샷건이 달그락대며 바닥으로 떨어졌고 매리고모는 팔을 앞뒤로 움직이며 몸을 아래로 굽히려 했는데 마치 균형을 완전히 잃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고는 몸을 숙이더니 앞으로 튕겨나가며 바닥에 쓰러져버렸습니다.

 

저는 자리에 굳은채로 서있었어요.

 

이건 아마 함정일겁니다.

 

그런걸까요?

 

저는 사라를 쳐다보았고 그녀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렇지 이글, 그 여자 차에다가 약을 타는거야."

 

"느아아아아아앙아앍."

 

이글이 바닥에서 소릴냈어요.

 

"사라, 내가 살면서 너처럼 똑똑하고 매력적인 여자는 처음봐 진짜."

 

저는 그녀의 뒤로 가서 서둘러 매듭을 풀며 거의 울먹이는 말투로 말했습니다.

 

"음, 근데 문제가 좀 있는 거 같은데."

 

전 숨이 턱 막혔어요.

 

"내가 이거 묶을 때 약하게 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저벅

 

저벅

 

끼이이이이이이이익

 

"레이몬드."

 

사라의 속삭임은 마치 사시나무떨듯 떨리고 있었어요.

 

"바로 문 앞까지 온 것 같아. 시간이 없어."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창백한 얼굴로 저를 마주보고 말했습니다.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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